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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 관전 포인트를 꼽으라면 저는 유보나가 킹피셔라는 반전보다, 그 비밀을 안고도 평범한 하루를 살아야 한다는 쪽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를 챙겨야 하는 날에도 임무는 생기고, 몰래 움직인 현장에서는 남편과 마주칩니다. 상대가 악질 범죄자일수록 킹피셔의 처단을 어디까지 통쾌하게 봐도 되는지도 점점 애매해지고요.

관전 포인트 ① 가족 일정과 킹피셔 임무 ② 집 밖까지 따라오는 남편 ③ 사적 처단과 법의 심판   내용 기준 1~6회   스포일러 공식 회차 소개 수준

유부녀 킬러 관전 포인트 공효진 유보나 주방과 총 콘셉트 포스터
주방과 총을 한 화면에 놓은 《유부녀 킬러》 콘셉트 포스터.

1. 아이도 챙겨야 하고, 킹피셔 임무도 미룰 수 없다

보나의 하루가 까다로운 건 집에 돌아온 뒤에도 킹피셔의 일이 끝나지 않아서입니다. 4회에서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딸 율이 신경 쓰이는데 새로운 타깃이 생기고, 5회에서는 카지노에 있는 클라이언트를 준비하다가 그날이 시댁 제삿날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보통 킬러물이라면 임무가 잡힌 순간부터 타깃에게 집중하면 됩니다. 보나는 그럴 수가 없어요. 일을 미루기도 어렵지만 아이와 가족의 일도 그냥 건너뛸 수 없습니다. 총을 들기 전부터 이미 양쪽에서 시간이 모자라는 사람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 작품이 재미있는 건 유보나가 킬러라서가 아니라, 킬러인 사람이 너무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싶어 한다는 데 있습니다. 총을 잘 쏠수록 가족에게 들키면 안 되는 비밀도 같이 커지는 구조죠.

이 설정이 재미있는 것도 여기입니다. 밖에서는 전설적인 저격수인데 집에 돌아오면 아이 일정을 걱정하고 시댁 행사도 챙겨야 합니다. 능력으로는 웬만한 임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인데, 하루가 24시간뿐이라는 건 킹피셔에게도 똑같습니다.

2. 몰래 나온 현장에서 남편을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집에서는 유보나로, 임무에서는 킹피셔로 살 수 있다면 그나마 두 생활을 나눠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6회에서는 카지노에 잠입한 보나가 취재를 온 태성과 계속 마주칩니다. 같은 타깃을 노리는 다른 사람들까지 끼어들면서 처음 생각했던 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워지고요.

남편이 킹피셔를 쫓는 기자라는 설정은 이미 인물관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더 긴장되는 건 태성이 보나의 일터 가까이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집에 돌아가서 둘러댈 비밀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들키지 않아야 하는 비밀이 되니까요.

유부녀 킬러 관전 포인트 유보나 권태성 이동진 인물관계도
유보나의 가족과 킹피셔를 쫓는 기자·경찰 관계를 함께 볼 수 있는 공식 인물관계도.

보나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알리바이 하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족과 임무의 동선이 계속 가까워진다면 그때그때 생기는 작은 우연까지 넘겨야 하니까요. 한 번은 피해도 다음에는 또 어디서 마주칠지 모릅니다.

세 관계를 함께 놓고 보면 보나에게 가장 위험한 사람은 꼭 총을 든 적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남편은 진실을 파고들고, 친구인 형사는 법으로 좁혀옵니다. 평범한 일상에 가까운 사람들이 오히려 킹피셔를 압박하는 셈이죠.

3. 악질 범죄자를 죽이면 정말 정의가 되는 걸까

5·6회에서 보나가 노리는 상대는 카지노에 숨어 있는 금수저 범죄자입니다. 공식 클립에서는 ‘악질 로열패밀리’라는 표현까지 등장합니다. 법망을 빠져나간 범죄자를 킹피셔가 직접 찾아간다는 설정이 가장 시원하게 느껴질 만한 상대죠.

그런데 상대가 나쁜 사람이라는 것과 죽여도 된다는 건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동진은 피해자의 고통을 모르는 인물도 아니지만, 사적제재 대신 법으로 심판해야 한다는 쪽에 서 있습니다. 킹피셔가 골라낸 사람이 아무리 악질이어도 살인은 범죄라는 기준입니다.

제가 궁금한 건 이동진이 킹피셔의 정체를 알아내느냐보다, 유보나의 처단이 통쾌하게 보이는 순간에도 이동진의 ‘살인은 범죄’라는 기준이 얼마나 설득력을 잃지 않느냐입니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추격도 단순해지니까요.

오히려 로열패밀리처럼 힘과 돈을 가진 상대가 나올 때 이 문제가 더 재미있어집니다. 법으로 제대로 벌을 받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라면 보나의 방식에 마음이 기울기 쉽습니다. 그때도 이동진의 원칙이 납득돼야 두 사람의 대립이 단순한 방해와 추격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보나는 임무보다 평범한 하루를 지키는 게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나온 일을 하나씩 떼어놓으면 보나는 어떻게든 해결할 만해 보입니다. 가족 일정이 생기면 시간을 맞추고, 현장에서 태성을 만나면 둘러대고, 타깃이 나타나면 임무를 끝내면 됩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가 같은 날 겹치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집에서 생긴 일이 현장으로 따라오고,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 다시 가족에게 돌아갑니다. 킹피셔로서 일을 잘할수록 유보나가 감춰야 할 것도 함께 늘어나는 셈입니다.

제목은 ‘유부녀 킬러’지만 저는 이 드라마를 누가 더 강한가의 이야기로만 보긴 어렵다고 봅니다. 보나가 총으로 문제를 해결할수록 가족에게는 비밀이 쌓이고, 기자와 경찰에게는 킹피셔를 쫓아야 할 이유가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이번 타깃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만 보기보다, 그 임무 때문에 보나의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같이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남편과 형사가 얼마나 가까이 오는지, 그리고 킹피셔의 처단을 보면서도 이동진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지도 함께 보고 싶고요.

방송 시간·OTT·몇부작·재방송·원작처럼 시청 전에 필요한 기본 정보는 별도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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